'비문 정치인'이라는 꼬리표에 대해 "한 번도 문재인 대통령을 미워한 적 없다"고 밝혔다.
일본 수출규제 대응책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국가나 대학의 이공계나 인문사회계 모두 기본 개념은 선진국에서 배운 것을 쓰고, 한국은 모방과 적용에만 치중하자고 유도했다. 현재 한국의 경제학 박사 1,599명 중 해외박사는 1,162명이고, 서울 주요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의 거의 전원이 미국 경제학 박사다. 추상적인 이론이나 기본개념은 '대국'이 만든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주변부에서는 그곳에서 만든 지식을 소비하는 전형적인 지식 하청 주변부 국가의 모습이다. 선진국이 과연 수백 년의 경험적 축적, 자유로운 학문적인 토론, 그리고 장기 투자를 통해 얻는 지식을 '조건 없이' 가르쳐 주고 이전시켜 주던가.
"기업이든 개인이든 정책담당자든, 정치인이나 언론인, 그 밖의 누구에 대해서건, 뭘 하다가 안 됐을 때 비난하거나 욕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욕을 먹으면 자연히 위축되고, 행동도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수해도 괜찮아'라는 문화만 생겨나도 많은 것이 바뀔 거예요. 그동안 번데기 때 죽었던 많은 것들이 나비가 돼서 날아오를 것입니다."
곰곰이 되돌아보니, 희망의 단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4월 국회의 새누리당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의 대표연설과 6월 정의당 조성주 후보의 당 대표 출마선언문, 9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들이 펴낸 <축적의 시간>이 그것들이다. 두 연설이 각기 건전한 보수와 새로운 진보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나침판이라면, <축적의 시간>은 중진국 함정에 빠져 있는 우리 사회가 그 늪에서 빠져나와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지도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학계를 통해 기업을 지원하려고 해도 이것이 현재의 제도적 문제, 혹은 다른 원인에 의해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공대 교수들의 산업 경험 부재에 기인한다. 대부분 교수들은 미국에서 석·박사를 받고, 몇 년의 포닥 과정(post-doctor)을 거쳐 교수로 임용된다. 산업과의 교류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산업계의 실제 요구와 문제를 파악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연구주제도 외국 저널에서 찾게 되고, 우리 산업체들의 현실과도 괴리가 발생하게 된다.
'선거의 여왕'은 박근혜 대통령의 별명이다. 박 대통령이 이 별명을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 부디 부끄럽거나 불쾌하게 여기면 좋겠다. 선거와 정치적 싸움에 능한 것은 국민행복에 별 도움이 안 될뿐더러 역사에 남을 업적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자신의 대학 전공에 걸맞게 '기술의 여왕'으로 다시 태어나면 안 될까? 그런 의미에서 최근 서울대 공대 교수 26명이 출간한 <축적의 시간>이라는 책의 일독을 꼭 권하고 싶다.